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여기 저기 쌓여 있는 건축자재로 어지러웠던 공간, 이곳저곳이 흉물스럽게 부서져 나간 건물이 보기에도 불편했었는데, 이제는 제법 형체가 드러나고 예쁜 칠로 마감되어 갑니다. 상상하며 기다리던 멋진 공간이 가시화되어 가니, 점점 기대감이 고조되네요. 혹시 이런 말 기억하시나요? “집은 가꾸기 나름이다!” 절대 동감입니다.
그런데 제게 작은 고민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완성될 공간을 꿈꾸며, 벌써부터 이 공간들을 자랑하고 싶다는 이상한(?) 감정이 고개를 드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코웃음 치실 것입니다. 수백억, 수십억, 화려한 건축자재로 치장한 교회 건물도 아닌 것이 무슨 자랑거리냐고...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모델링된 작고 소박한 공간일지라도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저에게는 외형의 자랑을 추구하려는 부끄러운 유혹임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교회 공간을 자랑해야겠다는 생각을 추호도 해 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깔끔하고 산뜻한 공간이 시야에 들어오니, 그 안에 앉아 있는 하나님의 걸작품 형제자매들보다, 사람의 기술로 만든 예쁜 건물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슬며시 자리를 잡고 있네요. 그래서 다시 마음을 추스르려고 합니다. 새롭게 단장된 공간보다 그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형제자매들을 자랑해야겠다고... 건물이나 외모보다 내면의 마음과 영혼을 다스리라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겨봅니다.
“매력도 헛되고, 아름다움도 허무하나,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칭송을 받을 것이다.” 잠언31장30절 (쉬운성경)
주후 2018년4월1일 사람보다 공간을 자랑하고 싶은 유혹에 맞서며 정우길 목사 드림.